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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평통, ‘색깔’ 확 바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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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7-08-28 17:31:30 수정 : 2017-08-28 17:3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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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직속 헌법자문기구인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민주평통)가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자문위성 구성에 변화를 주는 것을 시작으로 새 정부 성격에 맞는 기관으로의 탈바꿈을 예고했다.

황인성 평통 사무처장은 28일 통일부 출입기자단과 간담회를 갖고 재일동포 간첩단 조작사건으로 고초를 겪은 피해자 5명을 평통 자문위원에 위촉했다고 밝혔다. 황 처장은 “군사독재 정권 시절 재일동포 간첩단 조작사건의 피해자 5명을 정부 포용 차원에서 자문위원에 위촉했다”고 말했다.

박정희 정권 시절 있었던 재일동포 간첩단 사건에는 110여 명이 연루됐으며 2008년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가 진실규명 결정을 내린 후 재심을 통한 무죄판결이 이어졌다. 이 중 자문위원에 위촉된 건 이철, 강종헌, 김종태씨 등 5명이다. 이들을 포함한 18기 자문위원은 국내 1만6080명과 해외 3630명으로 모두 1만9710명이다. 부의장 25명 중 6명이 여성이며 임기는 9월부터 시작해 2년이다. 지역, 해외의 경우는 새 정부 출범 전 인적 구성이 완료된 상태였고 사무처장이 추천권을 행사할 수 있는 6000명부터 변화를 줬다는 설명이다.

18기 활동 목표는 ‘평화와 번영의 한반도 기반 조성’으로 올해 하반기에는 10·4 남북정상회담 10주년을 기념한 특별강연회와 한·중 평화통일포럼 등이 추진된다. 황 사무처장은 간담회에서 “평통에 들어와서 보니 민주평통이 (과거) 한쪽(북한)의 급격한 변화에 바탕한 조기통일론에 경도된 측면이 있었다고 본다”며 “그런 부분을 바꿔나갈 것이며 통일을 당면한 목표로 설정하기보다 문재인 정부 5년간은 한반도 평화기반 구축에 방점을 두고 사업을 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이명박·박근혜 정부 9년 동안 평통 자문위원 색채가 대체로 보수적이었으며 이를 변화시키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평통 상임위 명칭도 현 정부의 대북정책 기조에 맞춰 △기획조정 △평화발전 △국제협력 △경제협력 △국민소통 △사회문화교류 △통일법제 등으로 바꿨다. 각 분과위원장은 기획조정은 고유환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 평화발전은 박종철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국제협력은 김유은 한양대 국제대학원 교수, 경제협력은 김영윤 남북물류포럼 회장, 국민소통은 김연철 인제대 통일학부 교수, 사회문화교류는 채영덕 예원예술대 총장, 통일법제는 김천수 인하대 법학전문대학원대 교수가 맡았다. 종교 분과는 김종수 카톨릭대 신학과 교수가, 여성분과는 여혜숙 평화를만드는여성회 이사가 청년분과는 김구회 대길공영 대표이사가 맡았다.

과거 재야 운동가 출신인 황 처장은 투명한 평통 자문위원 구성과 시민사회 목소리 반영을 강조했다. 그는 “평통의 얼굴은 자문위원이고 자문위는 평통의 가치와 목표를 잘 실현할 수 있는 인물로 구성되어야 한다”며 “평범한 서민들이 (자문위원으로) 추천받기는 굉장히 어려운 구조인데 열린추천제를 확대해 통일 문제에 관심이 많고 열정이 있는 분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연구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이어 “자문위원 구성 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하는 방향으로 고민해나갈 생각”이라고도 했다. 다만, 법적으로 자문위원 추천권을 지닌 각 지역단체장 등을 비롯한 인사가 추천한 인사가 누구인지는 종전과 마찬가지로 비공개로 할 방침이라고 한다.

황 처장은 “평통이 전두환정권 시절 만들어진 조직이다보니 관변단체라는 통념이 있었다”며 “하지만 평통에 들어와서 보니 민족적 과제인 통일을 실현하는 과정에서의 여론 수렴과 대북 정책을 둘러싼 이견을 협의하고 국민적 공감대를 형성해나가고 (통일 의지를) 결집하는 역할을 수행하는 중요한 기관이라는 점을 알게됐다”고 말했다.

재야 운동가 시절 주한미군 철수와 국가보안법 철폐, 연방제 통일방안을 주장한 바 있는 그는 아직도 같은 입장인지를 묻는 질문에는 즉답을 피했다.

김민서 기자 spice7@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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